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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0-05 15:52
시장의 자유와 권력
 글쓴이 : 남지
조회 : 182  
시장의 자유는 경제학적인 범주에서 경제활동의 자유를 의미한다.
하지만 외연을 좀 더 확장해서, 철학적 의미의 시장 자유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시장 자유의 철학적 의미는 경제적 생산물의 자유로운 교환을 넘어,
인간성 자체의 자유로운 교환, 즉 교감과 소통의 장으로서 시장을 상정하는 것이다.
교수와 학생, 사장과 종업원은 사회적 권력의 위계 속에 있다. 하지만 이들이 사회적 권력을 내려 놓고 만나
소통하고 교감하는 장을 인간시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통념적으로 인간시장의 뉘앙스는
인간을 경제적 도구로 사고파는 일종의 노예적 인력시장을 지칭해 왔지만, 여기서 말하는 인간시장은
자발적으로 인간존재의 다양한 가능성을 표현하고 교환하는 장을 말한다.

이 인간시장을 교란하는 것은 권력이다.권력은 인간을 등급화하고
자유로운 인간성의 교환과 소통을 구획짓과 관리한다. 시장의 자유는 산만하고 무질서하다.
이걸 못참으면 권력을 초빙해 억압한다. 권력은 억압하고 생산한다. 시장은 풀어헤치고, 간혹 창조한다.
시장 자유주의자들이 말하는 시장의 자유는 자본의 자유를 말하는 것이지, 상호적인 시장의 권력에 대한 우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실질적으로 시장 자유주의는 철학적 의미의 시장 자유를 억압하는  반인간시장의 사상이다.
이를 비판하는 반시장주의는 결국 권력에 의한 경제적 시장자유주의의 규제로 귀결된다.
권력의 개입을 정당화 하는 것이다. 이 역시 철학적 의미의 시장 자유를 구속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역사적 시장 자유주의와 스탈린주의는 철학적 시장의 자유를 훼손하는 두 가지 형태이다.

이 둘 중에서 철학적 시장의 자유와 더 친화성이 있는 것은, 그래도 경제적 시장 자유주의이다.
문제는 역사적으로 경제적 시장자유주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데 있다. 자본의 활동을 특권화하는 시장 자유는
경제적 의미에서도 시장의 자유가 아니라, 자본의 자유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시장 자유주의와 국가주의의 공존은 어불성설이다.
국가는 시장의 자유를 자본의 자유로 만든다. 어쨌거나 경제적 의미의 시장 자유가 온전히 확립되는 바탕위에서, 이 지점을 경우해서만 철학적 의미의 시장 자유는 가능하다. 이런 사유는 사실상 역사유물론의 경제결정론에서 정치학을 걷어내면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결론이다. 

 자유롭게 생산하고 필요한만큼 소비한다는 사회주의의 환타지는 경제적 시장 자유의 가상을 기술한데 다름아니다.
그 바탕위에서 철학적 시장의 자유가 가능할 거라는 믿음하에서. 문제는 현재의 시장 자유주의에서 그렇게 가는 방법을
우리는 모르고  있다는 것이 역사적 경험이다. 실패한 현실사회주의의 경험은 그걸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질문은 이런 것이다. 시장 자유주의와 마주 보지 않고 철학적 시장의 자유로 가는 길이 무엇이 있을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시장 자유주의를 중심으로 사고하면, 시장의 자유로운 산만함과 권력의 안정적인 억압 밖에
도출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